도덕① · Ⅳ. 더불어 살아가는 삶 · LESSON 01

관계 속의 나

나는 정말 ‘혼자’일 수 있을까?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 놓인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도, 나를 성장시키는 것도 결국 타인과의 만남이다. 그렇다면 관계는 왜 이토록 중요할까?

ACHIEVEMENT STANDARD학습 목표
[9도02-04]인간을 관계적 존재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에 근거하여, 타인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가치·덕목을 탐구하고, 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는 태도를 기른다.
01인간이 관계적 존재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02타인과의 관계에 필요한 가치·덕목을 탐구할 수 있다
03타인의 생각과 감정에 공감하는 태도를 기른다
SECTION · 01

혼자서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잠시 상상해 보자. 세상에 오직 나 혼자만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말을 배울 수도, 이름을 가질 수도,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인간은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 사람이 되어 간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가리켜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라고 했다. 인간은 본성상 홀로 완결되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 때 비로소 자기 본성을 온전히 실현한다는 뜻이다. 나의 언어, 생각, 감정, 가치관은 모두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형성되고 자라난다. 이 단원에서 우리는 인간이 관계적 존재인 이유를 살피고, 좋은 관계에 필요한 덕목공감의 힘을 배운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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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 02

나는 관계 속에서 ‘나’가 된다

‘나’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완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부모·친구·이웃·사회라는 수많은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지고, 또 그 관계를 통해 자란다. 이것이 인간을 관계적·사회적 존재라 부르는 까닭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계 속에 놓인다. 가장 먼저 가족을 만나고, 그들의 말과 표정을 보며 언어와 감정을 배운다. 친구를 사귀며 나를 비추어 보고, 사회 속에서 나의 역할과 자리를 찾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를 이루는 거의 모든 것 — 사용하는 말, 소중히 여기는 가치, 웃고 우는 방식까지 — 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얻어진 것이다.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자, 나를 자라게 하는 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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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만약 인간이 아무런 관계 없이 완전히 혼자 자란다면 어떻게 될까? 오래된 물음 하나를 함께 따라가 보자.

THOUGHT EXPERIMENT · 무인도의 나

아무도 없는 섬에서 자란 사람

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홀로 남겨져, 누구의 도움도 말도 없이 혼자 자랐다고 상상해 보자. 몸은 어른이 되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를 물을 수 있을까? 옳고 그름을 고민할 수 있을까?

🤔 관계 없이 홀로 자란 이 사람은 온전한 ‘사람’이 되었을까?
자주 하는 오해

“나는 내 힘만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어. 남에게 기대지 않을수록 더 성숙한 사람이야.”

바르게 알기

누구도 홀로 지금의 자신이 되지 못했다. 인간은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상호 의존적 존재이며, 관계 속에서 성장한다. 남과 잘 어울리고 도움을 주고받을 줄 아는 것이야말로 성숙함이다.

SECTION · 03

동양과 서양이 바라본 ‘관계 속의 인간’

인간을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노력은 동양과 서양 모두에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유교는 인(仁)서(恕)로, 서양의 철학자 부버와 레비나스는 ‘나-너’의 만남타자에 대한 책임으로 관계의 참뜻을 밝혔다.

동양유교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

당나라 오도자가 그린 공자 초상
공자 — 인(仁)과 서(恕)
공자는 사람다움의 근본을 ‘인’에서 찾고, 그것을 실천하는 길로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서(恕)를 들었다.
📷 Wu Daozi, 685-758, Tang Dynasty.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유교는 사람다움의 근본을 인(仁)에서 찾았다. ‘인(仁)’은 글자 그대로 사람(人)과 사람(二)이 마주한 모습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과 어짊을 뜻한다. 공자는 이 인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서(恕)를 들었다. 서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己所不欲 勿施於人)” 마음, 곧 상대의 처지를 나의 처지로 바꾸어 헤아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이다.

🤍 인(仁) 어짊·사랑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 부모를 향한 효, 형제간의 우애, 이웃을 향한 배려로 넓혀 가는 마음이다. 관계를 따뜻하게 이어 주는 유교의 핵심 덕목이다.

🔄 서(恕) 역지사지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말라.” 상대의 입장이 되어 헤아리는 마음. 인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다.

또한 유교는 사람 사이의 다섯 가지 기본 관계에 저마다 지켜야 할 도리를 밝혔는데, 이를 오륜(五倫)이라 한다. 관계마다 어울리는 마음가짐이 있음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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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라. (己所不欲 勿施於人)”
— 공자, 『논어』 위령공편 (서恕의 가르침)

서양부버 — ‘그것’이 아니라 ‘너’로 만나기

마르틴 부버
마르틴 부버 — ‘나-너’의 만남
부버는 상대를 ‘그것’이 아니라 ‘너’로 마주할 때 참된 관계가 열린다고 보았다. 아래 활동에서 두 태도의 차이를 직접 비교해 보자.
📷 작자 미상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우리가 세상·타인과 맺는 관계를 두 가지로 나누었다. 하나는 ‘나-그것(I–It)’의 관계로, 상대를 나의 목적을 위한 수단·도구로 대하는 태도이다. 다른 하나는 ‘나-너(I–Thou)’의 관계로, 상대를 그 자체로 존엄한 하나의 인격으로 마주하는 태도이다. 부버는 사람이 ‘너’를 진심으로 만날 때 비로소 참된 관계가 이루어지고, 그 만남 속에서 나 또한 참된 ‘나’가 된다고 보았다. 아래에서 같은 상황을 두 태도로 바라보며 그 차이를 비교해 보자.

RELATION · 부버의 두 만남

같은 사람, 다른 만남

상황을 하나 골라 보세요. 왼쪽은 상대를 ‘그것’으로, 오른쪽은 ‘너’로 대할 때의 모습입니다.

🧊 나-그것 (I–It)
수단 · 도구로 대함
🤝 나-너 (I–Thou)
인격 · 존엄으로 마주함
💡 부버의 통찰: 상대를 ‘그것’으로 대하면 서로가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관계에 머문다. 상대를 ‘너’로 마주할 때, 인격과 인격이 만나는 참된 관계가 열리고 나 또한 온전한 ‘나’가 된다.

서양레비나스 — 타자의 얼굴, 그리고 책임

에마뉘엘 레비나스
레비나스 — 타자의 얼굴에 대한 책임
레비나스는 내 앞에 마주 선 타자의 ‘얼굴’이 말없이 호소하며, 나에게 그를 향한 책임을 불러일으킨다고 보았다.
📷 Bracha L. Ettinger · CC BY-SA 2.5 · Wikimedia Commons

프랑스의 철학자 레비나스는 관계에서 ‘타자(他者)’, 곧 나와 다른 상대에 주목했다. 그는 내 앞에 마주 선 타자의 얼굴이 나에게 말없이 호소한다고 했다. 그 얼굴은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고, 돌보아 달라”고 청하며, 나에게 그를 향한 책임을 불러일으킨다. 타인을 나의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내가 응답하고 돌보아야 할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 — 이것이 레비나스가 말한 윤리의 출발점이다.

“타자의 얼굴은 나에게 ‘나를 책임지라’고 호소한다.”
— 에마뉘엘 레비나스, 『전체성과 무한』의 사상에서
SECTION · 04

좋은 관계를 짓는 마음 — 관계의 덕목

관계는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좋은 관계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태도가 쌓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마음의 힘을 덕목이라 한다. 아래 여섯 덕목을 눌러 그 뜻을 하나씩 살펴보자.

🌿 관계를 이어 주는 여섯 덕목

카드를 누르면 그 덕목의 뜻과, 일상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볼 수 있어요.

위 여섯 덕목 중 하나를 눌러 자세히 살펴보세요.

이 덕목들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하나로 이어져 있다. 상대를 존중하기에 예의를 갖추고, 정직하게 약속을 지키기에 신뢰가 쌓이며, 그 신뢰 위에서 배려가 오간다. 그리고 이 모든 덕목의 바탕에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이 있다. 이제 그 공감의 힘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SECTION · 05

공감 — 함께 느끼고, 헤아리는 힘

공감(empathy)은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상대의 자리에 서서 그 마음을 헤아리는 역지사지의 태도이며, 배려와 협력이 자라나는 뿌리이기도 하다.

공감에는 두 얼굴이 있다. 하나는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헤아려 보는 관점 채택(역지사지)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의 기쁨과 슬픔을 마치 나의 것처럼 함께 느끼는 마음이다. 이 둘이 어우러질 때 우리는 상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알맞게 도울 수 있다. 공감은 갈등을 풀고 서로를 잇는 관계의 다리가 된다.

🪜 공감의 사다리 오르기

한 계단씩 눌러 오르며, 상대의 마음에 다가가 보세요. 네 계단을 모두 오르면 공감이 완성됩니다.

상황늘 밝던 짝꿍이 오늘 아침부터 말이 없다. 고개를 숙인 채 창밖만 바라본다.
자주 하는 오해

“공감은 상대 말에 무조건 동의해 주는 거야. 반대하면 공감이 아니지.”

바르게 알기

공감은 동의가 아니라 이해다. 상대의 생각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그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공감한다고 해서 옳고 그름의 판단을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공감은 마지막으로 실천으로 이어질 때 온전해진다. 유교의 서(恕) —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실마리 삼아, 나의 관계를 조용히 돌아보자.

✍️ 역지사지 — 나의 관계 돌아보기

정답을 맞히는 활동이 아닙니다. 상대의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는 성찰의 시간이에요. (입력한 내용은 저장되지 않으며 나만 봅니다.)

※ 저장 기능은 없습니다. 화면을 나가면 내용은 사라집니다.
SECTION · 06

형성평가 · 점검 5문항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점검해 보자. 보기를 누르면 바로 채점되고 해설이 펼쳐진다.

맞춘 문제 0 / 5
Q1
인간을 관계적·사회적 존재로 보며 “인간은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철학자는?
해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인간을 “사회적(정치적) 동물”이라 하여, 인간이 관계와 공동체 속에서 자기 본성을 실현하는 존재임을 밝혔다.
Q2
부버가 말한 관계 중, 상대를 인격이 아니라 수단·도구로 대하는 태도는?
해설. ‘나-그것’은 상대를 나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대하는 관계다. 상대를 존엄한 인격으로 마주하는 ‘나-너’의 만남이라야 참된 관계가 열린다.
Q3
유교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로 표현되는, 역지사지의 덕목은?
해설. 서(恕)는 상대의 처지를 나의 처지로 바꾸어 헤아리는 마음으로, 인(仁)을 실천하는 구체적 방법이자 역지사지의 태도이다.
Q4
공감(empathy)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해설. 공감은 동의가 아니라 이해다. 상대의 생각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그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헤아릴 수 있으며, 옳고 그름의 판단을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Q5
타인과의 좋은 관계를 위한 가치·덕목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
해설. 상대를 나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대하는 것은 부버가 말한 ‘나-그것’의 태도로, 좋은 관계를 무너뜨린다. 신뢰·배려·존중·예·정직·공감이 관계를 짓는 덕목이다.

핵심 정리

관계적 존재
홀로가 아닌 나
인간은 관계 속에서 비로소 ‘나’가 된다 (아리스토텔레스)
유교
인(仁)과 서(恕)
사람 사이의 사랑, 내가 싫은 일을 남에게 않기
부버
나-너의 만남
상대를 ‘그것’ 아닌 ‘너’, 인격으로 마주하기
레비나스
타자의 얼굴
타자에 대한 책임에서 시작되는 윤리
덕목
관계를 짓는 힘
신뢰·배려·존중·예·정직·약속 지키기
공감
함께 느끼는 힘
역지사지의 관점 채택, 배려와 협력의 뿌리